본문 바로가기
일상

내안의 텃밭 - 조급함으로 모종이 상처 입다.

by 일잘러탐구생활 2021. 4. 20.

오랜만에 포스팅을 합니다. 주말텃밭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봄이라는 계절은 설레임과 바쁨에 계절입니다. 저도 최근 한달간은 많이 바쁘게 지냈습니다. 땅도 속아내고, 돌도 고르고, 거름도 주고, 고랑도 내고, 비닐 멀칭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도 작년과 같은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자연의 시간을 무시하고 모종을 한달 빨리 심었습니다. 그 결과 제 가지, 오이, 고추 모종들은 냉해로 인해 심각한 내상을 입었습니다. 오이는 잎이 축처지고 말라버려 몇일전 불어온 약한 바람에 날아가 흔적만 남았고, 가지는 잎이 갈색이어야 하는데 금색으로 변하고, 고추는 잎에 생기가 없고 끊어져 버렸습니다. 모종을 다시 심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지금이 4월인데 낮에는 식물 생장온도가 적당하지만 밤에는 5도 이하도 떨어져 고온작물인 오이, 가지, 고추는 살수 없는 자연환경이었던 것이죠. 분명 알고 있던 지식입니다. 텃밭 관련 카페에서도 선배님들이 주의를 줬는데도 작년과 똑같은 실수를 했네요. 3월 마지막주 주말에 시내를 돌아다니다 모종파는 가게에 진열된 수많은 모종들을 보고 유혹에 빠져버린 대가입니다.

 

모종가게 아주머니에게 "지금 오이 심어도 되요?"라고 물어보고 "된다", "딱 맞는 시기다" 라는 유혹적인 말을 듣고 과감히 모종을 사서 바로 심었습니다. ㅠ.ㅠ 모종가게 아주머니를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분이 심었다면 냉해를 방지하기 위해 비닐을 쳐주거나 바람막이를 해주어 생생하게 모종을 살렸을 것일테니까요. 저의 안일함이 일을 이렇게 만든 것일 겁니다. 10평 남짓 되는 조그마한 텃밭이라 많이 안심는데로 참 농사는 어렵네요. 

 

"농작물은 농부의 발 소리를 듣고 자란다"라는 어느 TV프로에서 들어본 말이 생각납니다. 이 말은 "얼마나 노력을 하느냐가 결과를 좋게도 하고, 나쁘게도 한다"라는 뜻이 아닐까합니다. 사실, 오이 모종 하나에서 오이가 10개가 달려도 성공이고 100개를 수확해도 성공입니다. 오이가 10개만 달려도 농사의 기쁨은 충분히 느끼지 않을까요? 주말텃밭을 처음 시작했을때는 오이 10개라도 열리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오이 모종 하나에 100개를 달리게 하려는 욕심에서 서둘러 모종을 심었나 봅니다. 욕심을 버려야 할텐데.. 쉬운일이 아니네요. 

 

더블어, 주말텃밭을 하면서 우리가 흔히 부르는 "24절기"가 정말 과학적이고 현명함을 깨달고 있습니다. 고온작물(오이, 고추, 가지, 토마토 등)을 심는 가장 적기인 "입하"인 5월초에 모종을 다시 심어야 겠습니다. 그것이 자연의 시간을 따르는 것임을 느낀 기회였네요. 

 


 

재대로된 독서는 읽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나름의 방식으로 정리하면서 느껴야 된다고 합니다. 실천을 통해서 얻어야만 진정한 독서라는 의미겠지요. 눈팅(눈과 귀로)으로 배운 농사지식이 아닌 실천(실패)으로 배운 노하우가 하나 쌓였기에 기분좋은 하루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