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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안의 텃밭 - 직장인에게 텃밭이 필요한 이유

by 일잘러탐구생활 2021. 1. 20.

요즘 글쓰기 매력에 푹 빠져있어 회사에서 짬내여 끄적끄적합니다. 제목을 보면 무슨 텃밭가꾸기에 대해 쓰는 글 같네요. 저는 2년전부터 주말농장을 합니다. 농장이라고 하니 거창한데 약 6평 정도되는 조그마한 텃밭이죠. 하면서 겪은 체험이 마치 직장인의 삶과 같더군요. 직장인의 삶과 비추어보면 재미있는 주제가 되지 않을까 해서 키보드 자판에 열손가락을 올려봅니다. 

 


3개월 후면 직장생활을 한지 만 15년이 되는군요. 참 오래도 했네요. 지난 삶은 되짚어보면 빨리, 빨리, 빨리 뿐이 없더군요. 빨리가 나의 직장인 자세의 필수 덕목인줄만 알고 살았죠. 

 

그러나 우연찮게 시작한 텃밭생활에서는 기다림, 기다림, 기다림이더군요. 빨리, 조급하게 작물을 대하면 새싹이 안 오르거나, 열매가 안 열리거나 해서 실패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더라고요.

 

왜 내 텃밭만 이럴까? 옆에 텃밭은 방울토마토도 잘 열리고, 열매도 빨게서 먹음직스러운데 내 텃밭은 방울토마토가 몇개 안열리고 열매 색깔은 빨강도 노랑도 아닌 파스텔색으로 나오고 머가 문제일까 생각을 해봤죠. 

 

내가 초보자라서?

 

물론 이것도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일겁니다. 그러나 초보라는 단어 하나로 결론을 내리자니 내년도 초보일거고 그 후년도 초보이겠죠. 아마도 귀농을 하기전까지는 초보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초보라는 단어를 왜? 라는 변수로 분해해 봤습니다. 초보는 이론을 알지만 왜 그런지는 모르기 때문일 겁니다. 텃밭을 가꾸는 방법과 절차에 대해서 안일하게 생각한 것이죠. 생각해 보니 그랬더군요. 밑거름에 중요성을 모르고 귀차니즘으로 등한시 했고, 윗거름에 중요성을 모르고 등한시 했습니다. 거름의 종류, 벌레잡기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스킵하고 넘어갔더군요. 

 

왜 스킵했나 생각하니.

 

당장의 눈앞에 나타나는 효과만을 생각해서 준비작업? 머 이런것까지 필요할까?, 그냥 넘어가도 괜찮겠지? 라는 핑계로 나를 중무장했죠. 봄 텃밭을 시작하려면 준비작업으로 모종을 심기전에 2전 정도 전에는 땅을 고르고(돌을 걸러내는 작업으로 정말 귀찮아요), 퇴비를 사서 골고로 뿌려줍니다. 이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퇴비 한포대가 20킬로그램인데 6평이면 3~4개 정도는 뿌려야 합니다. 이걸 나르고 붓고 해야하죠. 그러고 2주는 기다립니다. 기다리고 비닐로 멀칭을 해주죠. 잡초 방지용이죠. 참 준비 할게 많더군요.

 


이런 준비작업을 안하면 어떻게 될까요?

 

밑거름과 퇴비를 안주면 작물이 안자랍니다. 남들이 6주후면 잘익은 방울토마토를 먹을때 내 방울토마토는 손톱만큼 자랍니다. 더디게 자라도 괜찮다라고 할 수 있지만 장마철이 되면 그나마 손톱만한 방울토마토도 못 먹습니다. 

 

돌을 안고르면 뿌리가 잘 안 큽니다. 영양분 흡수를 못하겠죠. 감자나 고구마와 같이 땅속에서 자라는 작물은 울퉁불퉁하게 생깁니다. 군데 군데 상처가 나서 썩어가기도 하죠. 

 

비닐멀칭을 안하면 한 여름에 잡초 뽑느라 100배 힘들 들어요 한주만 스킵하면 정글이 되버리죠. 정글이 되면 햇빛을 못받은 작물은 또 안자라죠. 


텃밭 가꾸는게 우리의 직장 삶과 같지 않나요?

 

취업하는 순간부터 우린 현재만 보고 일하죠. 취업전에는 취업을 하기 위해서 영어공부, 컴퓨터 공부 등 많은 걸 하지만 근로계약서를 쓰는 순간부터 현재만 바라보죠. 첫 직장이 끝 직장이 되는 확률이 높을까요? 계산을 안해봤지만 아닐겁니다.

 

그럼 우린 다음 직장을 위해서 꾸준히 공부해야합니다. 지금 놀 때가 아닙니다. 회사를 다니는데 나랑은 상관없어! 할 수 있지만 퇴근 후에 노는건 편하게 노는 겁니다. 편하게 놀다보면 간 건강이 안좋습니다. 놀때 가장 많이 하는게 술이니까요. 생산성 없는 행동은 노는 겁니다. 나에게 밑거름을 주지 않는겁니다. 밑거름을 안주면 지금은 괸찮지만 나중에 자라지 않습니다. 계속 채찍질 해야합니다. 저에게는 이게 여러 채찍질 중 하나죠.

 

첫글이라 둔탁하고 다음글을 어떻게 쓸지 모르지만 일단 시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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