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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안의 텃밭 - 적당한 농약은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by 일잘러탐구생활 2021. 1. 27.

직장인의 마음속에 텃밭가꾸기 4번째 포스팅입니다. 

순서대로 작성하려고 했는데 기억력이 감퇴되는지 자꾸 잊어버리게 되네요. 그래서 순서와 상관없이 생각나는대로 작성하겠습니다. 다 쓰면 카테고리별로 모와놓으면 될 것 같습니다. 

 


 

제목이 참 묘하죠. 전문적인 농장이 아니고 직장인들이 소소하게 하는 텃밭은 친환경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그런데 농약을 최소화하면 정신 건강에도 좋고 작물도 이쁘게 나오더군요. 어느 정도의 농약 사용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 직장인의 삶도 마찮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런지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텃밭을 처음 시작한 목표는 친환경이었습니다. 친환경은 유기농, 무농약으로 구분됩니다. 여기서 잠깐 용어를 살펴보겠습니다. 네이버 백과사전에 따르면 유기농은 "화학 비료나 농약을 쓰지 아니하고 유기물을 이용하는 농업 방식", 무농약은 "농약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최소화(권장량의 1/3)하여 생산된 농산물"이라고 합니다. 

 

전 무농약은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 김장배추를 키울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배추를 호기롭게 30개 모종을 사서 심고 2주 정도 지났을까요? 배추 잎에 구멍이 송송 뚤리고 있더군요. 군데 군데 검은 부산물도 자주 보이고요. 왜 그런지 폭풍 검색을 했죠. 배추벌레가 잎을 갈가 먹고 포식한 나머지 똥을 싸놓은 것이더군요. 대처 방법은 나무 젓가락으로 벌레를 잡아주어야 한답니다. 그래서 시간날 때마다 열심히 잡았습니다. 그러나 작은 배추벌레는 배추잎 사이로 숨어버려 나무 젓가락도 무용지물이 되고, 물에 수압을 높여 뿌려도 잘 안 씻겨나가더군요. 

 

두번째 폭풍검색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키워드는 친환경 농약 제조법이었죠. 식초를 담근 물을 뿌리거나 막걸리에 사카린를 타서 뿌리면 좋다더군요. 참 신기했죠. 달짝지근한 막걸리를 뿌리다니. 거기다 사카린이라? 사카린은 또 먼가 봤더니 어릴적 옥수수 삶을 때 넣은 조미료더군요.  아무튼 블로그의 글을 믿고 따라 해봤습니다. 근데 문제는 사카린을 사기가 너무 어렵더군요. 몇 군데 마트를 갔는지 모릅니다. 없더군요. 대신 뉴슈가를 구입했죠. 뉴슈가가 머냐면 사카린 함량이 적은 인공조미료입니다. 농사를 짓다 요리사가 되게 생겼습니다. 

 

우여 곡절 끝에 뉴슈가를 샀습니다. 그래서 막걸리에 섞어서 3일에 한번씩 2주간 뿌려주었습니다. 2주후 어떻게 됬을까요. 배추벌레는 장성하게 성장하였고, 막걸리 때문인지 날파리는 배추 주위를 무한 비행하더군요. 옆 텃밭 배추를 보니 제 배추는 10분의 1정도 크기더군요. 그 때 지나가는 고참 이웃분이 "이거 못 먹어요"라는 의미심장을 말씀을 하고 지나갑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막걸리를 먹어버렸죠. 배추가 왜 필요해. 그냥 김치를 사먹자. 자포자기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15년을 온갓 핍박을 받으며 달려온 직장인 아닙니까. 재도전했습니다. 배추 절반정도 뽑아버리고 새로 배추모종을 사서 심었습니다. 단, 가루로된 농약을 살살 뿌려주었죠. 액체 농약은 독하다고 해서 가루를 구매했죠. 한 2주정도 뿌렸나요? 드디어 배추잎이 커지고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시간은 제 편이 아니더군요. 얼마되지 않아 결구가 되어 성장이 멈쳐버렸습니다. 결구란 배추의 속이 차기 시작하는 것을 말합니다. 노랑색 속이 차기 시작한다는 거죠. 그러면서 배추는 성장을 멈춥니다.

 

결과적으로 일반 배추의 반만한 배추 20포기 정도 수확했습니다. 김장을 해보니 일반배추 5포기 정도더군요. 우왕자왕하다 배추가 성장하는 시기를 놓치고만 것이죠. 내년에는 배추만큼은 처음부터 농약을 주려합니다. 농약을 주던 안주던 배추 수확 시기는 동일합니다. 과연 유기농, 무농약이 중요할까요? 무농약 고집하다 스트레스 받느니 농약을 조금만 쓰고 맛있는 배추를 먹겠습니다.

 


 

직장에는 납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특히 컨설턴트는 납기에 목을 맬 정도로 중요하죠. 납기를 못 지켰다면 과정 속에서 어떠한 노력을 하던 중요하지 않습니다. 납기가 정해져 있는데 돌다리를 하나씩 두들겨 가면서 지나갈 수는 없습니다. 빠르게 결승에 도달한 후 이상이 있는 돌마리를 하나씩 점검해야 합니다. 특히 보고서를 작성할 때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잘된 보고서와 나쁜 보고서는 시간관리를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잘된 보고서는 빠른 시간 내에 보고서 윤곽을 채우고 수정작업을 거친 것입니다. 초안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보고서의 논리를 보완하는데 투자합니다. 나쁜 보고서는 마감 때가 되서야 초안이 완성된 것입니다. 몇 개 꼭지는 완벽할 수 있지만 논리 흐름에 문제가 발생하죠. 어떨 때는 목차도 안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단 오르듯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죠. 

 

 

 

과정에 대해 너무 집착할 필요 없습니다. 회사일은 결과만 잘나오면 됩니다. 과정이 좋다고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반면, 과정이 나쁘다고 결과가 나쁜 것도 아닙니다. 헤밍웨이는 "어떤 유능한 작가의 초고도 쓰레기다."라고 했습니다. 비단 책만 그러겠습니다. 회사에서 작성하는 모든 보고서도 마찮가지지요. 그러니 가급적 빨리 초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법적, 도의적으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잔머리가 필요합니다. 잔머리는 긍정적으로만 사용하면 윤택한 삶을 살게 해 줍니다. 그간 제 경험으로 봤을 때 IQ(지능지수), EQ(공감지수)보다는 ZQ(잔머리지수)가 높은 직원이 일을 잘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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